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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교안 장외투쟁 카드 국민 지지받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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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 작성일19-08-1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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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이상문기자] 결혼식 주례사에 자주 등장하는 비유 가운데 '연리지(連理枝)와 비익조(比翼鳥)'가 있다. 다른 뿌리에서 나온 가지가 공중에서 합쳐지는 나무를 연리지라고 하고 눈과 날개가 하나인 채 불완전한 새가 암수가 합쳐져 비로소 두 눈과 두 날개를 가져 순탄하게 날아가는 전설의 새를 비익조라고 한다.
 
  전혀 다른 두 개체가 만나 하나가 되는 이 비유는 결혼하는 신랑신부가 영원히 행복하고 순탄하게 살라는 뜻에서 등장한다.

  한 국가도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이념을 가진 국민이 합쳐지지 않는다면 평화와 번영은 보장되지 않는다. 좌파와 우파가 극명하게 갈리고 세대와 계층의 갈등이 심각한 사회는 발전을 이루기가 어렵다. 특히 국가의 존망을 이끌고 가는 정치권의 갈등은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심각한 장애물이다.
 
  지금 우리 정치가 가지고 있는 좌우의 갈등은 건국 이래 가장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국가의 존망은 뒤로 두고 오로지 자기 진영의 이익만을 위해 극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몇 개월 째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의 반등을 위해 '장외투쟁'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황 대표의 의지는 그리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 대표는 이미 여야 4당이 강행한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4월20일부터 시작해 광화문에서 3번, 대구·경북과 대전에서 각 1번씩 매주 장외투쟁을 이어가는 강행군을 펼친 바 있지만 그리 큰 성과는 얻지 못했다.
 
  정치에 처음 뛰어든 황 대표가 당내 입지를 굳히고 지지세력을 결집하는 계기를 만들었지만 그 파급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장외투쟁 이후 한국당의 지지율은 오히려 떨어졌으니 그 진단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또 최근 들어 여야 차기 대권후보 호감도에서 황 대표는 이낙연 총리에게 밀렸다. 이 고비를 넘기기 위한 돌파구로 장외투쟁이라는 이벤트를 하려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하기야 황 대표는 원외인사이기 때문에 국회내 투쟁은 나경원 원내대표가 주도하기 때문에 황 대표 개인으로 봐서는 경쟁구도의 나 대표에게 공을 돌리게 되는 역효과도 있다는 계산도 했을 것이다.
 
  예컨대 인사청문회에서 한국당이 얻어낼 성과는 나 대표의 공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국민들은 여야의 대치에 피로감이 쌓여 있다. 여기에 이데올로기 투쟁은 이미 구시대 정치행위에 불과하다. 국민은 악화된 한일관계와 북한의 미사일 실험 등으로 불안한 정국을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풀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는 기어이 운동장 밖으로 나가려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의 '연리지와 비익조'는 요원한 소망인지도 모른다. 국민 상당수의 바람을 뒤로하고 자신의 지지세력인 '집토끼'만 단속하겠다는 심산의 장외투쟁이라면 외면당할 공산이 크다.
이상문   iou5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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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출처 : 경북신문 (www.kbsm.net)